리딩/소설

삼국지 후기

달려라 개똥아범 2024. 11. 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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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사 자격증 시험이 끝나고 약 한 달가량 집에 있는 책이랑 이북으로 열심히 읽었다. 이전에 만화 삼국지(60권)는 한 세 번 읽었고 이문열 소설 삼국지는 이번에 처음 읽었다.

이문열 작가는 워낙 유명하고 글을 잘 쓰시기 때문에 정말 재밌게 잘 읽은 것 같다. 한 4-5년 전에 이문열 초한지도 읽었었는데, 그때 너무 재밌게 읽어서 사마천 사기세트까지 사서 읽었었다. 삼국지도 이전부터 집에 있었는데 매번 일한다고 논다고 여행 간다고 애 본다고 시간내기가 어려워 못 보고 있다가 자격증 셤 끝나고 급하게 읽었다.

만화 삼국지로 내용은 대략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10권짜리 방대한 분량으로 읽으니 전에 읽은 건 그냥 간 보기용으로 읽은 느낌이었다. 1달가량 정말 삼국지에 푹 빠져 산 느낌이다.

촉한정통론의 나관중 삼국지연의를 평역 한 것이 이문열 삼국지이다.
촉나라가 주인공, 그 외 위나라 오나라는 거들뿐...
십상시, 황건적, 동탁, 여포, 초선, 원소, 유비, 조조, 손권 등 수많은 캐릭터들 펼치는 약 100년간의 이야기는 정말 드라마틱하면서 재밌다. 심국지 읽기 전에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소설을 읽었었다. 최근에 큰 히트를 친 웹소설인데, 웹소설 읽을 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삼국지랑 비교해 보니 그 재미가 삼국지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특히 삼국지는 역사적 사실이다 보니 좀 더 와닿고 더 재밌게 느껴진다. 그리고 상황상황마다 교훈적인 면도 있고 반면교사할 부분도 있고, 뭐랄까 인간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조조가 관우를 품고도 그를 갖지 못함에 애타는 마음이라던지, 공명이 군법에 의거해 마속을 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같은 것들이 참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조조가 조비로 하여금 한을 찬탈하고, 40년 후에 사마염에게 다시 위를 찬탈당할 때 인과응보란 생각도 들고 권력의 허망함 같은 걸 생각했던 것 같다. 역사란 것이 어떤 기록이고, 그 기록은 누군가가 학습하고 표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정말 개떡 같은 상황, 개떡 같은 인간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에 비해 참되고 절개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한데 지금 와서 보면 어떤 것이 정답이고 어떤 것이 옳은 인생이다라고 말할 순 없다. 그 순간은 그들 다 열심히 살았을 것이므로...

그리고 나는 삼국지에서 다른 부분보다 이 부분이 젤 안타까웠다. 뭔가 잘못하거나 배신을 한다거나 해서  패배하여 결국엔 목베여 죽을 때, 삼족을 멸하거나 일가친척을 전부 죽일 때 정말 안타까웠다.

솔직히 생각해 보라. 나는 잘못이 없는데 친척 중 누군가에 의해 나까지 목베여 죽임을 당한다는 것. 연좌제다. 머 그 시절은 노비가 있는 신분제 사회다 보니 목숨의 경중이 따로 있고, 전쟁 자체가 많을 시기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그래도 그건 아니다. 다시금 생각해 봐도 정말 섬뜩하다. 어쩌면 그런 연좌제가 있어서 우리 동양권이 더 가족중심, 조직중심, 가부장적인 사회 시스템으로 운영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야기가 많이 돌아갔는데 나는 그런 죽음들이 안타까웠다. 모든 역사에는 글과 글,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중이다. 그들이 사회의 다수, 실질적인 주인공임에도 항상 소외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독자인 내가 캐치하지 않는다면 망각할 수 있다. 나는 역사이야기엔 항상 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읽는다. 그 당시 대중의 생활이며 삶을 말이다. 힘들던 그들의 삶을...

아무튼 삼국지 정말 재미있다. 내년에 또 읽을 생각이다. 왜 여전히 베스트셀러인지 알 수 있는 소설이다. 캐릭터들의 행동, 상황, 대화 등 그 외에도 대중을 상상하며 읽는다면 소설이 더욱 풍부해질 거라 생각된다.



업중가



끝으로 나는 삼국지에서 조조의 죽음 부분에 적힌 이 '업중가'를 너무 좋아한다. 소설에서는 조조를 비판적으로 적어놓았다. 나관중이 촉한정통론으로 삼국지를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업중가는 난세를 헤쳐나가는 한 인간, 인간으로서의 조조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삼국지가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부분 부분마다 얘기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이 정도로 전체적인 후기만 적어둔다. 내년에 한번 더 읽으면 그때도 후기를 남겨놔야겠다. 그땐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아무튼 한 달간 재밌게 읽은 삼국지 후기를 이 정도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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