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개요
- 대회일시 : 2024년 10월 27일(일) 09:00
- 대회장소 : 춘천시 공지천 잔디구장
- 날씨 : 13.3도, 습도 91%
- 참가종목 : 42.195km
- 기록 : 3시간 34분
- 페이스 : 503 페이스
마라톤 세부기록
마라톤 후기
아침 일찍 샤워를 끝내고 바람막이와 팬츠를 입고 공지천으로 향했다. 날씨가 쌀쌀했다. 원래 계획은 싱글렛을 입고 뛰려 했다. 근데 날이 추워서 싱글렛은 무리일 것 같아 반팔을 입고 뛰었다. 20km 정도 지나서 후회했다. 그냥 싱글렛 입을걸 하고...(앞으로 마라톤은 무조건 싱글렛!)
아무튼 공지천에 도착해서 근처에 주차를 했다. 너무 안쪽에는 안 했다. 경기 끝나고 차를 못 뺄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집결지에서 1k 정도 떨어진 곳에 했다. 거기 주차하고 가방 둘러메고 사부작사부작 걸어서 집결지에 왔다. 마지막으로 복장 세팅을 하고 물품보관함에 물품을 맡기고 몸을 가볍게 풀었다.
약 1km 정도 조깅하며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했다. 춘마접수할 때 전에 대구마라톤 기록자료를 까먹고 안 넣었더니 D조(무기록자)로 편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스타트가 5분씩 4번 해서 엘리트와의 시작과는 약 20분 뒤에 출발하게 되었다. 원래 D조에 3시간 20분 페메가 있어 그 페메를 따라다니려 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320 페메가 보이지 않았다. 연세 지긋하신 400 페메 어르신께 물으니 본인도 320 페메가 누군지 모르신단다. 그렇게 말문을 연 어르신은 마라톤을 100회 넘게 하셨고 현재 66세라고 하셨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마라톤을 해본 사람은 아는데 풀코스는 완주 자체가 정말 힘든 일이다. 그걸 100회 넘게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았다. 그러곤 320이나 330 이상이 목표라면 D조 앞쪽에서 출발해서 C조 페메를 따라가면 될 것 같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나는 감사하다 하고 말씀드리고 곧 있을 출발 준비를 했다.
이번에도 병목현상이 꽤 심했다. 그래서 최대한 가쪽에 붙어서 레이스를 했다. 손목의 시계 페이스를 주시하며 km당 5분 전후로 계속 맞춰가려고 했다. 오르막이 가끔 있었지만 대구 경사도를 생각하면 우스운 정도였다. 그러다 마주한 터널. 러너들이 다들 소리 지른다. 와아~~ 하고 ㅎㅎ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첫 번째 터널에선 시끄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나는 묵묵히 계속 달려간다. 하프지점이다. 다리 위를 지났던 것 같다. 크루들의 집합소였다. 길 양쪽으로 100m ~200m 정도 크루들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정말 장관이었다.
이후 드레스와 턱시도 커플 러너를 보았다. 이제 곧 결혼을 하는 커플 같아 보였다. 정말 멋진 이벤트인 것 같다. 크루들의 박수갈채 속에 손잡고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리고 행복해 보였다.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음... 아마 못할 듯...;;ㅋ)
이제 30km를 지났다. 오르막은 거의 다 지난 것 같다. 근데 심박수가 많이 올라갔다. 서서히 지치기 시작한다. 35km를 지난다. 물을 마시면서 좀 걷는다. 이젠 진짜 좀 지친다. 페이스도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걷진 않는다. 경기 시작 전 오늘 경기는 무조건 안 걷는다고 생각했었다. 페이스가 느려지더라도 걷지는 말자. 스펀지 구간, 급수 구간에서만 조금씩 걸었다. 다시 힘을 내서 뛰어본다. 35k 이후에 2번 정도 허벅지랑 종아리에 분무 파스를 뿌렸었다. 왼쪽 허벅지에 쥐가 올 것 같았었다. 파스를 뿌리니 좀 나아졌다.
40km 넘어서는 거의 좀비가 된 듯하다. 이게 뛰는 건지 걷는 건지 아무튼... 꾸역꾸역 뛰었다. 이제 마지막 42km 구간이다. 힘을 내본다. 정말 얼마 안 남았다. 1km도 안 남았다. 800m, 500m... 골인지점이 눈앞이다. 사람들의 응원소리...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사람들은 못 봤겠지만 울컥했었다.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 있었다. 하... 이게 뭐라고 이런 감동을 주는 건지... 환희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골인. 옆에 보니 와이프랑 아이들이 보고 있었다. 행복했다. 골인할 때까지 옆을 못 둘러봤었는데, 골인지점 50m 앞에서부터 날 보고 부르고 했었단다. 아무튼 애들을 안아주고 같이 사진도 찍는다. 너무 고마웠다. ㅎㅎ 이제 절뚝거리며 메달과 기념품을 받으러 간다. 그리고 물품도 찾고 작은아이 목에 메달을 걸어줬다. 좋아한다. 이게 뭐라고...ㅎㅎ
이기고 싶다면 100m를 달리고, 뭔가 특별한 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라톤을 해라.
-에밀 자토펙-
대구마라톤 이후 오래간만에 또 매운맛을 봤다. 그래도 이번엔 대구보단 덜 매웠던 것 같다. 초반에 페이스를 천천히 가져가서 할만했던 것 같다. 페이스 관리의 측면에선 괜찮은 운영이었다. 대구 때는 뭣도 모르고 초장부터 밀어붙여서 30km 이후 초주검이었는데... 확실히 나아졌다.
그래도 목표가 330 언더였는데 실패해서 아쉽다. 끝에 좀만 더 버텼다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춘마를 끝으로 나의 올해 마라톤 대회는 끝이 났다. 올해 총 6개의 대회를 나갔는데 그때 기억들이 아직 생생하다. 해보지 않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랴~~ 그때 그 기억을 잊지 않으려 이렇게 몇 글자 기록으로 남겨본다.
이제 다음 대회는 내년 2월에 있는 대국마다. 4개월 정도 남은 듯하다. 아침마다 운동 꾸준히 해서 보다 나은 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쉬웠던 후반 체력저하 문제도 보완을 하고 보폭도 좀 넓히는 훈련을 해보자. 아자아자~파이팅!!
JUST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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