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일이 많거나 또는 서둘러서 해야 할 일로 인하여 딴 겨를이 없다.’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요즘 현대인들은 다들 바쁘다 한다. 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안 바쁜 사람이 없다. 갑자기 왜 바쁨에 대해 이야기할까(?)
어제 와이프가 이야기하다가 정곡을 찔렀다. 나 자신이 나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고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너무 바쁘게 만들고 있다고. 나는 답했다. 한번 사는 인생 시간을 낭비하기 싫다고. 근데 ‘바쁘게 살지 않는다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서두르는 행위가 보람차고 알차게 인생을 사는 것인가?
갑자기 고민해 본다. 시간을 밀도 있게 쓴다. 빡빡하게 산다. 채찍질을 한다. 근데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왜?’라는 물음이 아닐까? 여기서 ‘왜?’라는 질문이 빠져버리면 정말 그냥 힘든 것뿐이다. 이유 없이 나를 채찍질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왜 그렇게 바쁜 것일까? 10에서 7~8은 돈 때문이 아닐까?
돈. 중요하다.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산소, 물, 음식 등 이런 실질적인 물질은 아니지만 돈은 그 물질들을 살 수 있다. 누군가를 통해 구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이 중요하다. 근데 얼마 큼이 적당할까? 밑도 끝도 없이 많으면 되는 것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 뭐든 살 수 있으니깐. 여기서 ‘뭐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살 수 없는 것도 있다. 지나간 시간, 사랑, 우정 등등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것들은 살 수 없다.
그럼 눈에 보이는 것들을 사기 위해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 어리석은 사람은 포기할지도 모른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여기부터는 가치관이 작용한다.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건 무엇인가? 이것이 방향이다. 유명한 말이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내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매 순간 뭘 해내기 위해 바쁘게 바쁘게 살고 있는지. 이게 진짜 나의 방향(?)인 건지를.
생각과 사고에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 같다. 외력이나 스스로의 어떠한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계속 그대로 그 속도대로 간다. 그래서 방향을 보면서 가야 한다. 자꾸자꾸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점 같은 인생이 모여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자주 나를 돌아보자.
당신의 방향은...?